가정 경건회를 인도하지 않는 아버지는 마귀의 집, 사단의 온상, 지옥의 놀이터요 죽음의 왕국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청교도, 윌리엄 왓틀리 (1583-1639) -
성경적 가정의 중요성
신앙의 공동체, 가정
한국교회는 지난 100년간 신앙 생활을 “교회당 중심”으로 형성해 왔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장로교회(개혁교회)는 한국교회처럼 교회당에 빈번하게 모이지 않아도, 가정이나 일터에 함께 모여 기도회(경건회)를 통해 그들의 신앙생활을 수호해왔습니다. 물론, 교회당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한국교회의 신앙생활도 나름의 유익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한국 성도들에게 큰 문제점은 가정이 “신앙의 공동체”라는 인식이 부재하다는 겁니다.
우리는 성경에서 창세기를 통해, 최초의 교회가 “가정”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게 됩니다. 사실, 우리 신앙은 전통적으로 “개인적”이라기보다, “공동체적”입니다. 쉽게 말해, “내가 하나님을 예배한다.”보다, “우리 가정이 하나님을 예배한다.”에 더 가깝습니다. 누구나 삶 속에서 경험하듯이, 우리 개인의 신앙은 그렇게 견고하지 못합니다. 때로는 의심, 불안, 혹은 여러 요인으로 흔들리고, 유혹에 휩싸일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앙의 환난 속에 부부는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또 자녀는 부모를 통해, 가정은 이처럼 함께 신앙생활을 영위해 가는 겁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가정이 “생계를 위한 공동체”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분을 “예배하고 경배하도록 제정하신 공동체”라는 분명한 인식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의 뿌리: 가정
사회학적으로 가정은 모든 공동체(제도)의 뿌리와 같습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통상 사람은 부모의 자녀로 태어나, 최초로 가정이라는 공동체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가정을 통해, 남자의 역할(아버지)과 여자(어머니)의 역할을 배우고, 대인관계가 무엇인지를 습득하게 됩니다. 따라서, 가정이 신앙의 공동체로서 온전하지 못하면, 교회라는 신앙의 공동체를 올바로 세울 수 없습니다. 실제로, 부모를 잘 따르는 “좋은 자녀”는 직분자를 잘 따르는 “좋은 성도”가 됩니다. 또한, 자녀를 잘 다스리는 “좋은 부모”는 교회를 잘 다스리는 “좋은 직분자”가 됩니다.
현대적 기류: 가정 해체주의
오늘날 신앙의 공동체로서 가정이 더욱 강조돼야 하는 가장 큰 이유로 “가정 해체주의”를 말할 수 있습니다. “가정 해체주의”는 “동성애”, “제3의 성”, 혹은 “성 평등”과 같은 젠더 이데올로기로 하나님께서 세우신 가정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현대적 기류를 일컫습니다. 즉, 여자를 “아버지”라고 부르거나, 남자를 “어머니”로 부르는 가정, 혹은 동성 결혼이나, 비혼 출산으로 형성된 가정들은 전통적인 가정 개념을 해체하고, 이로 인해 온 사회의 질서와 제도를 해체하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우리는 이런 현대적 기류에 대항하여, 성경적 가정을 더욱 강조하고, 또 건강한 가정을 세우기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합니다.
가정 경건회의 필요성
신앙의 상속을 위해
자녀에 대한 신앙은 “교육”이라기보다 엄밀한 의미에서 “상속”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성경 지식이 많지만, 여전히 불신자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반면, 성경을 잘 몰라도 신자로 성실하게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차이는 신앙이 “지식”보다, “신뢰”에 기초하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실제로, 건강한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아주 강력한 신뢰 관계를 형성합니다. 즉, 자녀에게 부모는 이 땅에서 다른 그 누구보다도 가장 믿을만한 사람입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한다면 ‘목사’보다 더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로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강력한 ‘끈’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가정 경건회는 가정이 신앙 공동체로서 하나님을 경배할 뿐 아니라, 자녀가 가장 신뢰하는 부모의 신앙을 자녀에게 보여주는 점에서 상당히 중요합니다. 즉, 자녀는 가정 경건회를 통해, 부모의 신앙고백을 듣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이 속한 가정의 신앙적 정체성을 확인함으로, 가정이 함께 신앙생활을 한다는 소속감과 의무감을 형성하게 되는 겁니다.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오늘 너희에게 증언한 모든 말을 너희의 마음에 두고 너희의 자녀에게 명령하여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라” (신명기 32:46)
건강한 가정의 회복을 위해
가정 경건회를 막상 시작하려고 하면 대부분이 상당히 막막해 합니다. 이에 대한 가장 큰 이유는 교회의 목사님처럼, ‘예배 인도와 설교’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의 부담감 때문입니다. 하지만, 가정 경건회는 ‘주일 공 예배’와 같은 형식을 반드시 취할 필요가 없고, “신앙 공동체”를 잘 드러내는 모임이 되도록 하면 됩니다. 쉽게 말해, 찬송, 기도, 성경 읽기가 요소로 포함되고, 부부와 자녀들이 서로 균형 있는 신앙의 대화를 하는 자유로운 형식을 취하면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이러한 가정 경건회를 통해, 가정 안에서는 신앙적인 대화가 이어질 수 있고, 또 부부와 자녀의 관계를 회복하는 데에 상당한 유익을 줄 수 있습니다.
가정 경건회의 실천
아버지(남편)의 역할
가정 경건회는 전통적으로 “아버지”가 인도해 왔습니다. 물론, 이건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상황에 따라 어머니, 혹은 장남, 장녀가 인도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정 경건회에서 아버지의 역할이 강조돼야 하는 이유는 ‘아버지’만이 잘 나타낼 수 있는 “권위” 때문입니다. 물론, 현대인들은 ‘권위’라는 말을 싫어하지만, 권위가 존재하지 않으면, 가정의 질서도 바로 세워질 수 없습니다. 특히, 아버지가 가정에서 그 권위를 잘 드러내지 못하면, 현대 가정의 자녀처럼, 부모의 말을 쉽게 무시하기 일쑤입니다. 만일, 아이가 부모의 말을 쉽게 무시하기 시작하면, 부모가 어떤 진지한 말(심지어 신앙적인 충고)을 해도, 계속해서 무시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지만, 동시에 “경외심”(두려움)을 품듯이, 자녀들도 부모에 대해 이런 태도를 가질 수 있어야 합니다. 설령, 자녀가 다소 성장해도, 부모를 존경하고 다소 두려움과 사랑의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아버지의 역할은 상당히 중요합니다.
“자녀들아 주 안에서 너희 부모에게 순종하라 이것이 옳으니라” (에베소서 6:1)
균등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인도자가 일방적으로 설교만 하는 가정 경건회보다, 배우자와 자녀에게 문답하며, 서로의 대화를 이어가는 형태로 진행하는 것을 더 권장합니다. 사실, 부모가 일방적으로 설교를 하고, 자녀가 계속 듣기만 하게 되면, 쉽게 지루해하거나 반발하기 일쑤입니다. 또한, 어려운 내용들을 강의하는 식으로 진행할 경우도, 자녀들이 피곤해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모는 이 경건회를 인도할 때, 어려운 교리나 내용을 가르친다는 생각보다, 자신이 믿는 신앙과 하나님을 자연스럽게 말함으로, 자녀들이 “부모의 신앙”을 듣고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오직 주의 교훈과 훈계로 양육하라” (에베소서 6:4)
서로에 대한 공감과 존중
부모가 “권위”를 세우지만, 그 권위는 ‘유교적 권위’가 아니라, ‘성경적 권위’입니다. 즉, 왕이신 그리스도 앞에서 우리는 다 동등하며, 부모는 가정의 ‘직분자’로서, 자녀들이 하나님께서 맡기신 “성도”라는 인식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자녀들에게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거나, 언성을 높이는 태도는 삼가야 합니다. 특히, 자녀들이 다소 불필요하거나, 듣기 거북한 이야기를 하더라도, 그들을 인격체로서 공감하고 존중하며, 온화한 말투로 그들을 교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쁘다 이 말이여, 곧 사람이 감독의 직분을 얻으려 함은 선한 일을 사모하는 것이라 함이로다...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공손함으로 복종하게 하는 자라야 할지며,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보리요. (디모데전서 3:1,5)
경건회의 내용: 설교의 나눔, 성경, 교제
부모는 아무 생각 없이, 형식적으로 가정 경건회를 인도해서는 안 됩니다. 비록 바쁜 상황에서도 최소한 어떤 주제로 경건회를 인도할지에 대한 계획은 가져야 합니다. 예를 들어, 주일 저녁 경건회는 주일 설교에 대한 느낀 점이나, 어떻게 적용하고 살아갈지에 대해 나누면 상당히 유익합니다. 또 평일에 경우, 성경 각 권을 택하여, 몇 구절을 읽고 함께 생각해본다거나, 교리문답 혹은 교제를 선정하여 함께 읽고 나누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경건회의 횟수
네덜란드나 독일 개혁교회는 가정에서 보통 식사 전후로 하루에 세 번(혹은 여섯 번) 경건회를 했습니다. 하지만, 현대 한국 사회에서 하루에 세 번은 여건상 불가능한 가정이 대다수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성도의 여건을 고려하여 변경할 수 있지만, 최소한 하루에 한 번 정도는 경건회로 모일 것을 권고합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 설령 모여서 성경 한 장을 읽고 기도만 한다고 해도, 어떻게든 가정이 신앙 안에서 모이고, 가정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신앙의 공동체임을 되새기며, 예배하는 가정이 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합니다.
“가족들이 각각 자신이 들은 것을 설명해보게 함으로써 설교를 되새기는 활동을 하라.”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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