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2장 1-12절은 유대인의 문학 기법 중 한 가지에 해당하는 '교차대칭구조'로 기록되어 있고, 이는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 사도행전의 역사와 연결된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A. “바리새인의 누룩(교훈)을 주의하라”(1)
B. “숨긴 것이 알려지리라”(2-3)
C. “몸을 죽일 자들을 두려워 말라”(4)
D. “지옥에 던질 권세가 있는 분을 두려워하라”(5)
C’. “두려워 말라: 머리털과 참새”(6-7)
B’. “사람 앞에서의 고백과 부인”(8-10)
A’. “유대교 회당이나 위정자 앞에서 염려하지 마라. 성령께서 알려주시리라.”(11-12)
A/A’는 '바리새인의 누룩'과 '성령의 조명'이 대조된다. 쉽게 말해, 바리새인은 '껍데기'로 온갖 허세를 부리며, '거짓 교훈'을 뽐낸다. 반면, 예수님의 제자들은 그 안에 계신 '알맹이', 곧 성령께서 '참된 교훈'을 주셔서, 진리를 말할 것이다.
(사도행전 서두에 바리새인의 교훈을 품고 신자를 핍박했던 '사울'과 위정자 앞에서 성령의 조명으로 진리를 외치는 '바울”'의 모습에서 같은 대조가 나타난다.)
B/B’는 '숨긴 것이 알려지는 것'과 '사람 앞에서 주님을 시인하거나 부인하는 것'이 서로 대응한다. 처음에는 복음을 부인하여 감추어지지만, 이후로는 시인하여 만천하에 드러날 것이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체포되시는 밤에 주님을 세 번 “부인”했으나, 오순절 성령 강림 이후에는 지붕 위에서 담대하게 주님을 “시인”한다.)
C/C’는 “몸을 죽일 자를 두려워 말라”와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는 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니라.”가 서로 대응한다. C는 '순교'를 암시하고, C'는 '주님의 보호하심'을 암시한다.
(사도행전 서두에서 “스데반”과 “야고보”는 모두 순교하지만, 말미에서 “바울”은 그 많은 위협 속에서도 참새와 같이 그 생명이 끝까지 보존을 받는다.)
D는 이 문단의 핵심 구절이다. “지옥에 던질 권세자”, 곧 하나님만을 두려워해야 한다. 이는 사실 나머지 A/A’, B/B’, C/C’를 정리한 요점이다. 즉 하나님만을 두려워하고, 그분의 뜻을 행함에 있어서 아무것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이 담대해야 한다.
(사도행전 마지막에 바울의 외침을 보라.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경건”의 참 뜻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과 두려움”이다. 오늘날 현대 신앙은 하나님에 대한 사랑만을 강조하는 경향이 크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도 같이 품으라고 가르친다. 과거 신앙의 선조들이 어떻게 담대히 할 수 있었을까? 어떻게 화형까지 당하면서도, 진리를 포기하지 않았을까? 근본적으로 그런 용기는 성령의 선물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성령께서 주신 그 마음은 단순히 “용기”만이 아니라 “거룩한 두려움”의 마음도 포함한다. 만주의 주이신 하나님을 참되게 두려워하는 마음, 그 마음이 세상에 있는 사탄의 권세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에 대해 담대할 수 있는 것이다. 담대히 순교했던 사도들과 신앙의 선조들은 두려움을 모르는 '안전 불감증' 아니었다. 그들은 두려움을 오히려 더 깊이 있게 알고 있었다. 참되고 거룩한 두려움, 곧 하나님을 향한 두려움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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