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하 3:17-18)
“무화과나무 잎이 마르고,
포도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 열매 그치고,
외양간 송아지 없어도...
난 여호와로 즐거워하리
난 여호와로 즐거워하리...”
그때 그 시절, 밝고 신나는 곡조로 불렀던 복음송이다. 교회학교 선생님과 율동하며 불렀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러나 가사를 잘 음미하면, 이 내용은 전혀 신나지 않다. 17절은 요컨대 “농업”과 “목축업”이 망했음을 뜻한다. 구약 시대, 곧 고대 사회에서 이 둘이 망했다는 건, 나라의 패망을 뜻이다. 선지자 하박국은 장차 이스라엘이 바벨론 포로로 끌려갈 “환난의 날”, 곧 이스라엘이 패망할 그 날을 예언하는 것이다(16-17).
17절까지는 분명 암울하지만, 다음 절은 의외로 반전이 있다.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이스라엘은 패망하겠지만, 선지자 하박국은 그 미래를 알면서도 즐거워하며 기뻐한다. 왜 그는 기뻐할까? 이유는 간단하다. 구원의 하나님, 곧 하나님께서 구원하실 것이기 때문이다(18). 하나님께서는 죄지은 이스라엘에 열매 하나, 소 한 마리조차 남기지 않으시고 완전히 멸하셔서 소망의 불씨를 완전히 꺼버리실 것이다. 그러나 아무런 소망이 없는 그 나라를 다시 회복하시며 구원하실 것이다. 이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오직 구원이 그분께만 있음을 나타내 보이실 것이다. 인간은 구원에 1%도 기여하지 못하며, 오직 구원은 하나님께만 있음을 말이다.
때때로 오늘날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침몰하는 배”와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앞으로 교회가 더 어려워지고, 성도들은 더 교회를 떠날 것이라는 불안감이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만일 선지자 하박국이 이 시대를 살았다면, 그는 뭐라고 외쳤을까? 구원은 오직 하나님께 있다고 외치지 않았을까? 열매 하나 없고, 송아지 하나 없는 망국 이스라엘을 약속대로 회복하신 하나님, 그분은 지금도 살아계시며 일하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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